Life Essay

지금을 살아 이 사람아, (정상은 작은 한걸음에서부터)

눈은 목표를 바라보되,
발은 지금 서있는 곳을 딛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나는 '지금'을 살지 못했었다.

빨리 잘되고 싶고, 돈 많이 벌고 싶고, 독립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확실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조급하고 시야가 좁아졌었다.
졸업 후 프리랜서로 일할 때에도 작은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첫 프로젝트의 설렘과 기대와 함께 한편으로는 혼자서 불안해했다.

'내가 생각했던 게 이게 맞는 걸까? 이 선택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줄까?'


고민과 두려움에 건 이래서 하면 안 되고 저건 저래서 하면 안 되고 하는 식의 알량한 기준 생겼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정답이 아니라고 치부하며 어딘가에 나타날 나의 목표, 나의 정답을 위해 다시 발길을 떠났다.

그렇게 다시 떠난 길은 막연함과 또 다른 두려움으로 무엇하나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도 힘들었고 열정보다는 무기력함이 조금씩 커져갔다.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조급한 마음에 멀리 있는 것만 바라보며 가까이에서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 들을 못하게 되더라. 사실 그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을 이루게 되는 것인데 말이다.

 

정상은 작고 사소한 한걸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제 아무리 높은 산을 오르더라도 작고 사소한 한걸음을 먼저 떼야하듯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 단계 한 단계 작고 작은 매 순간순간의 걸음들이 필요하다.

또한 그 여정중에 지치지 않고 멀리 가기 위해서는 올라가는 길에 핀 꽃과 나무, 맑은 물과 공기, 아름다운 풍경들을 적절히 즐기면서, 중간중간에 들렸다 갈 수 있는 베이스캠프를 눈 앞의 목표로 삼아 그 작은 목표를 먼저 달성하고 쉬어가야 더 오래 더 멀리 갈 수 있다.

처음부터 "정상! 난 무조건 정상이 목표야"라고 생각해도 좋다. 하지만 정상이라는 큰 목표에 도달하기에 앞서 자신도 모르게 눈 앞의 작지만 소중한 한걸음을 무시하지는 않는지 경계해야 한다.

 

물론 정상이라는 큰 목표에 비하면 한 두 걸음은 티도 나지 않는 작은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걸음들이 없다면 정상도 없을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던 것이 두 걸음 세 걸음이 될수록 힘이 붙고 요령이 생겨 좀 더 쉽고 충만한 성취감과 확신을 가지고 큰 목표를 이루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혹은 해야만 하는 것,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 속에 있다면, 지나친 욕심에 너무 조급해서는 안된다, 불안해 해서는 안된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지금의 위치를 냉정하게 비라보고 마음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몇 년 전 조급함에 지금을 살지 못했던 나에게,

제자리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기만 했던 나에게,

앞으로 또 그럴지도 모르는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조급해하지 말고 지금을 살아 이 사람아,

그게 제일 빠른 길이라고.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 Marvin Gaye

@B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