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는 미술관 3 가끔 평일 중에 쉬는 날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 위해 혼자서 미술관에 간다. 미술관마다 공간 구성, 전시의 성격, 조명 계획, 자연 채광의 정도 등등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하나 같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차분함, 여유로움, 잘 정돈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에서는 예술가 길드라는 주제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작업을 하는 과정이 전시되어있었는데 첫 번째 전시관의 작가들은 예술 작업을 하며 전시장 파티션 설치를 하는 일을 병행하고 있었고, 예술 작업이 본업인지 수익을 가져다주는 미술관 파티션 설치 작업이 본업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그들의 생각과 고민이 담긴 영상과 설치 파티션의 한 부분이 회전하고 있었다. 나 또..
서울의 쓸쓸한 빈자리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남은 빈자리 같은 서울은, 한적함, 고요함, 여유로움보다는 쓸쓸함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Brunch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면 다시 보게 되는 사진들이 있다. 그때는 무심코 지나쳤지만 돌아보니 느껴지는 것들, 그때의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미처 알지 못한 채 보기만 했던 것들, 놓치기 싫은 것이 있다면 불안하고 조급하더라도 서두르지 말자 정말 소중한 것들은 이미 너무 익숙하고 편안해서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니 말이다. @Brunch
커피의 섬, 가배도 咖琲島 왕이 즐겨 마시던 탕, 가배 지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화의 호텔 글로리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폐하께서도 즐겨 드신다는 가배라는 탕일세" 커피가 갓 우리나라에 들어와 핫한 신문물이었던 그 시절 그것을 부르던 이름, 커피의 순수 우리 이름, "가배" 가배 3 咖啡/珈琲 명사 ‘커피’의 음역어. 가배 4 嘉俳/嘉排 명사 역사 신라 유리왕 때에 궁중에서 하던 놀이.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옛날에도 호텔과 같이 상류층이 모이고 교류를 할 수 있는 사교의 장에서 신문물 즉, 트렌드가 퍼지기 시작했었다. 이제는 대중화를 넘어 골목골목 수많은 카페에서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접할 수 있지만, 그 시절 가배는 왕이 즐기던 차, 상류층이 사교를 위해 배우던 차였던 것이다. 나..
출발을 위한 준비 모든 여행이 그렇겠지만 편안하게 머물던 집을 떠난다는 것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제주도 여행은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백패킹으로 다녀왔기에 사전 준비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첫째 날 3.1절을 끼고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 힘들었고 초저녁이 다 돼서야 제주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광치기 해변에 도착한 우리는 해가 떨어질 무렵이 훌쩍 지나서야 성산일출봉을 마주 볼 수 있는 포인트에 겨우 텐트를 완성했다. 제주도 바다의 거세게 휘몰아치는 밤바람을 몸으로 막으며 지켜낸 불로 고기를 구웠고 힘들게 끓인 라면과 밥으로 끼니를 때우자니 캠핑의 낭만과 즐거움 따위는 금세 사라졌다. '이 날씨가 봄이라니 혹한기 아니야?' '역시... 집 떠나면 개고생..
맥주선생 2013년 1월 말, 맨땅에 헤딩하듯 처음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 (사실 진짜 처음인 프로젝트는 따로있지만...) 마감도 엉망, 준공사진도 엉망-준공사진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 당시에는 그런 개념도 없었으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꺼내 보여주기에 창피하기 그지 없는 하지만 출발점이 여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프로젝트 맥주선생 이 프로젝트를 마지막으로 더 좋은, 더 나은 디자인과 실무를 경험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업을 했고 그렇게 5년이 지났다. 맥주선생으로 첫 프로젝트에서 생겼던 빚을 겨우 다 갚고 한푼도 벌지 못했지만 저 때 만큼 재밌었던 때가 또 있었나 하는 생각이든다. Project Info : Client : 맥주선생 Interior Design : 1mm Design Lab. Loc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