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 Life

리테일도 남향이 좋을까? (로드샵 쇼윈도와 방향)

남향은 모든 공간에 좋을까?
주거공간의 실수요자들이 살기 위한 집을 고를 때 기준이 되는 항목 중의 하나가 집의 방향이다.
'집은 해가 잘 드는 남향이 좋다, 주방은 북동쪽이나 북서쪽에 위치해야 한다.'는 식으로 일상생활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일조량을 확보하는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요자가 아닌 디자이너의 입장에도 공간을 계획할 때 각 실의 기능과 역할을 따져 어떤 방향으로 배치를 하는 것이 적합할지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와 같이 건축물의 방위를 살피는 궁극적인 목표는 일조량과 통풍과 같이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불편함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이는 비단 주거공간뿐만 아니라 패션 리테일에서도 중요하다.

 

주거공간에서 부엌의 방위와 배치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상품의 판매를 위한 리테일 공간은 브랜드의 의도와 계획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시각적인 정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온종일 아늑하게 내리쬐는 남향의 햇살이 오히려 시각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쇼윈도는 이러한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체성과 상품 즉, 시각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거리를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매장 내부를 그대로 노출(투과)시켜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쇼윈도는 남향이 적합하지 않다.

쇼윈도의 전면은 대부분 유리로 구성되어있다.
낮 시간대에 햇빛이 그대로 내리쬐는 위치의 매장은 유리 위의 빛 반사로 인해 다른 매장에 비해서 쇼윈도에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상품들의 시인성이 떨어진다.
고객들의 시선을 매장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 매장 전면을 유리로 마감하였다가 햇빛이 강한 낮 시간대에는 오히려 보는 이들에게 매장이 폐점한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유리의 반사는 쇼윈도의 시인성에 영향을 준다.

 


 

쇼윈도를 햇빛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법

윈도 유리 표면의 반영을 최소화하고 디스플레이와 상품의 시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 알아보자.

 

 

1. 쇼윈도를 건축 전면 마감 라인보다 안쪽으로 설치한다.

쇼윈도우가 건축물의 표면에서 안쪽으로 들어가 있다.

쇼윈도의 높이와 너비가 그다지 크지 않은 개별 윈도나 전면 창에 적용하기 적합한 방식으로 건축 마감 표면에서부터 매장 내부 쪽으로 최소 20cm가량 안쪽으로 들어간 위치에 윈도를 설치하여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소량의 그늘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남향에 위치한 매장이나 폭이 넓은 길에 입점하여 그늘을 만들어줄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곳에서는 이것만으로 효과가 미미하다.

 

 

2. 쇼윈도의 상단에 차양, 천막을 설치한다.

차양과 가로수는 햇빛을 차단함과 동시에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첫 번째 방법과 같이 의도적으로 윈도의 상단에 차양을 설치하고 그늘을 만들어 햇빛을 가리기 위한 방법으로 상황에 따라 가로수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시각적인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성격과 디자인을 기준으로 설치 가능 여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좋다.

 

 

3. 중성적인 마감재와 중간톤의 컬러를 사용한다.

이 방법은 건축의 구조적인 형태는 확정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쇼윈도 내부에 설치하는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너무 어둡거나 빛을 많이 흡수하는 소재, 반사도가 높거나 밝은 색의 자재, 투명한 소재의 사용을 지양하고 중간톤의 컬러를 사용하여 쇼윈도 표면에 빛 반사 현상이 생기더라도 디스플레이와 상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후속 방법이다.

 

 

4. 클로즈(박스형) 윈도 타입 설치

폐쇄된 박스 형태의 윈도우는 조명 효과를 극대화 한다.

쇼윈도를 완전히 폐쇄된 하나의 박스 형태로 설치하는 것으로 윈도의 후면과 측면에 연출을 위한 벽과 마감재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측면 조명을 추가로 설치할 수도 있고, 스포트 라이트만 사용하더라도 조명의 확산을 줄이고 집중도를 높여 효과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3번의 경우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5. 쇼윈도를 설치하지 않는다.

독창적인 디자인의 파사드는 쇼윈도우보다 강력한 어필 효과가 있다.

엉뚱한 해결책 같지만 쇼윈도가 없으면 이 문제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쇼윈도를 건물 전면이 아닌 다른 곳에 설치하거나 완전히 설치하지 않는 방법으로, 개별 디스플레이와 상품을 어필하는 방식보다 파사드 전체에 브랜드의 색깔을 나타내는 디자인에 적합하며 일반적인 쇼윈도가 아닌 다양한 방식의 디자인을 시도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남향은 해가 뜨는 낮시간대에 가장 많은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남향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낮에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사는 집,

공부를 하는 수험생이나 작업을 하는 사람이 사는 집,

일찍 집을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오는 사람이 사는 집, 등

주거공간이라고 하더라도 거주하는 사람의 생활 패턴이나 성향에 따라 적합한 방향이 따로 있듯이

로드샵의 경우에도 디자인과 브랜드를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쇼윈도에 비치는 일조를 대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Brunch

'Design &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자인과 본질의 조화, 고도식  (0) 2019.05.24
커피의 섬, 가배도 咖琲島  (0) 2019.05.17